제 747 호 기부 일상이 되다, 크라우드 펀딩이 만든 따뜻한 변화
최근 경남과 경북, 울산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가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 복구를 위한 온라인 기부에 활발히 동참하고 있다. 특히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가 확산되며, 일상 속 기부 문화를 이끄는 새로운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 펀딩은 특정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소액 기부가 모이고, 그 과정이 빠르고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이 무엇이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이란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사람(crowd)이 자금을 모으는(funding) 방식으로, 보통 스타트업이나 창작 프로젝트 지원 등에 활용됐다. 이 방식이 기부에 적용된 것이 바로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이다. 공익 목적의 모금 활동을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특정 단체나 개인이 캠페인을 개설하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하는 구조이다.
기존의 기부 방식은 대개 특정 기관이나 단체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후원을 하거나, 일방적인 모금 요청에 응답하는 형태가 많았다. 반면,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은 기부자가 자신이 공감하는 주제를 직접 선택하고, 소액이라도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기부 방식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두고,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방식의 큰 장점이다.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는데, 네이버의 ‘해피빈’과 카카오의 ‘같이가치’가 대표적이다.
‘해피빈’은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기부 플랫폼으로, 비영리단체나 공익단체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직접 모금함을 개설하여 다양한 공익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부자는 해피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재화 수단인 ‘콩’을 통해 소액 기부에 참여할 수 있으며, 보유한 콩이 없어도 다양한 결제 수단을 통해 기부할 수 있다.
또한, 해피빈은 모금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기부자들이 캠페인의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부 후기 수신을 선택한 기부자에게는 기부 사업이 종료된 후 네이버 메일을 통해 후기를 전달하고 있다.
▲ 해피빈 캐릭터 (사진: 해피빈 공식 홈페이지)
‘같이가치’는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사회 공헌 플랫폼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사회단체와 협력해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공익적 목적의 사연이나 이슈를 소개하고 손쉽게 프로젝트를 개설할 수 있으며, 복잡한 절차 없이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직접적인 금전 기부 외에도 댓글 작성, 공유, 하트 응원 등의 활동을 통해 공익 활동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이러한 활동에 따라 카카오가 대신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캠페인 종료 후에는 카카오톡을 통해 모금 후기 알림이 발송되며, 이를 통해 기부자는 모금액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 카카오 같이가치 로고 (사진: 카카오 같이가치 공식 홈페이지)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 사례
국내에서 진행된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 사례는 첫째, NGO(국제 구호개발) 세이브 칠드런에서 2021년 4월 27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해피빈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아동 식사 지원 캠페인' 펀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교나 지역아동센터에 가지 못해 식사를 해결할 수 없는 저소득층 아동들의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 펀딩은 저소득 가정의 아동 71명에게 주 2회 식사를 배달하는 방식으로 기부금을 사용했다. 이 펀딩을 통해 상반기에 299 가정, 총 501명의 아이에게 반찬을 지원했으며 아이들이 골고루 마음껏 식사할 수 있었다.
▲ 코로나19 아동 식사 지원 모금 (사진: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78320?redirectYN=N&p=p&s=rsch)
둘째, 사단법인 동물권행동카라에서 2021년 10월 1일부터 2022년 5월 20일까지 해피빈에서 진행한 '병들고, 나이 든 유기견들에게 사랑을 선물해 주세요.' 펀딩으로, 맞춤형 사료와 영양식 지원을 통해 노령견과 환견 50마리의 건강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했다. 이 펀딩으로 소화기계·혈당 관리를 위한 W/D 사료, 심장 건강을 위한 H/D 사료 등 맞춤 사료와 습식캔, 주식캔이 제공되어, 노령견과 환견에게 꼭 필요한 영양식을 제공할 수 있었다.
▲ 노견 및 환견 맞춤형 사료, 영양식 지원 모금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80022?redirectYN=N&p=p&s=rsch)
셋째, 사단법인 굿네이버스에서 2025년 3월 25일부터 4월 25일까지 카카오같이가치에서 진행하는 '2025년 산불 피해 긴급 모금, 지금 함께해 주세요.' 펀딩이다. 이 펀딩으로 산불 피해 주민 지원을 목표로, 긴급 구호 물품 지원과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다. 경남 산청과 하동군 대피소에 머무는 1,100세대에 생필품 키트를 전달했고, 경북 안동 체육관 대피소에도 의류와 방한용품 등 약 35,000벌 규모의 물품을 지원했다. 또한, 산불 진화를 위해 사투를 벌인 소방대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이후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따라 지원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산불 피해 긴급 모금 (사진: 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125446/story)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의 의의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은 기존의 전통적인 기부 방식에서 벗어나, 기부의 접근성·다양성·투명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부를 일상화했다. 과거에 기부는 특정 계층과 단체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후원자에게 기부금 사용 계획과 내역을 상세히 공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의 등장으로, 누구나 손쉽게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서 기부할 수 있게 되었고 기부 대상도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또한 단순한 금전 기부 외에도 해피빈의 콩, 카카오같이가치의 카카오댓글기금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기부 단체는 기부금 사용 계획과 내역을 반드시 공개해야 하며, 후원자는 모금 후기와 소식 게시판을 통해 직접 피드백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은 기부의 접근성·다양성·투명성을 확보하여, 기부 문화에 혁신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기부 문화의 발전은 기부가 보다 더 자연스럽고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했다.
기부의 일상화를 위해서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은 기부의 접근성·다양성·투명성을 확보하여 기부의 일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기부 문화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에 따라 기부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집단만의 활동이 아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일상 속 실천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따스한 곳을 향해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지연 기자, 조윤정 수습기자